2025-03-23
처음에는 마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지도교수님께서 금년 내에는 논문을 마무리하라고 하셨고, 더 미루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한 번 논문을 준비했던 경험이 있었지만, 다시 시작하려니 부담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혼자 끌고 가기보다 제대로 방향을 잡아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컨설팅을 문의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지도교수님께 컨펌을 받은 연구계획서는 이미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계획서가 있다고 해서 바로 글이 써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술정책 분야의 박사논문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학술지 논문도 함께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무엇부터 정리하고 어떤 순서로 써야 할지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연구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쓰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에는 생각이 있는데도 문장으로 풀어내는 것이 어렵고, 목차를 짜는 것부터 손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첫 문장을 시작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는 날도 있었고, 자료는 계속 읽는데 정작 글로는 전환되지 않아 답답함이 컸습니다.
컨설팅을 받으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점은, 제 상황에 맞게 논문의 구조를 현실적으로 다시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박사논문 전체를 무리하게 한 번에 끌고 가기보다, 그 안의 일부 주제를 파생시켜 학술지 논문으로 먼저 진행하는 방향을 제안받았는데, 이 점이 상당히 실질적이었습니다. 연구를 한 덩어리로만 보다가 오히려 부담이 커졌던 부분이 있었는데, 박사논문과 학술지 논문을 연결해서 단계적으로 접근하니 훨씬 수월하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전문가 대상 인터뷰와 설문조사 모두 가능하다는 점에서 연구 설계의 선택지도 넓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계속 미루는 습관도 적지 않았습니다. 바쁜 일정 핑계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잘 써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더 손이 가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단계별 목표를 세우고, 이번 주에는 어디까지, 다음에는 무엇까지 정리할지 기준이 생기니 흐름이 달라졌습니다. 논문이라는 큰 산만 바라보고 있을 때는 막막하기만 했는데, 해야 할 일을 나누어 보니 그나마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결국 논문은 한 번에 끝내는 일이 아니라, 정해진 순서대로 쌓아가는 일이라는 점을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불면과 압박이 꽤 오래 이어졌습니다. 박사논문이라는 것이 원래 무게가 있는 일이지만, 시간은 가고 해야 할 일은 많고, 마음만 조급해지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그런데 방향이 정리되고 실제 문서가 쌓이기 시작하니, 이전과는 다른 평온함이 생겼습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도 적어도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알겠다는 안정감이 있었습니다. 완성본에 가까워진 원고를 보면서는 솔직히 조금 믿기지 않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연구가 실제 문서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결국 이 문서는 제 노력의 흔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